양방향 방송의 성공? 시청자에 낄 자리 줘라

입력 2015-05-22 21:11  

미디어 & 콘텐츠

토마스 헬룸 노르웨이 NRK2 PD
8시간동안 풍경 담은 방송, 320만명이 시청



[ 선한결 기자 ]
미디어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20~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SBS 서울디지털포럼(SDF)’에서 미디어산업에 대해 논하기 위해 방한한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2의 토마스 헬룸 PD를 만났다.

헬룸 PD는 “시청자들의 문화적 가치관을 포착해 그들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방송산업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NRK2가 방송하고 있는 독특한 다큐멘터리 ‘슬로TV’가 나온 것도 이런 생각에서다.

슬로TV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 편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회는 베르겐선 산악철도를 달리는 기차에 카메라를 달아 7시간이 넘는 여정에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담았다. 기차가 1분간 터널을 지나면 TV도 1분 동안 터널 풍경을 보여줬다. 덜컹거리는 기차 소리, 주위에서 갑자기 나는 소음도 모두 그대로 전파를 탔다. 철도 마니아나 좋아할 것이라는 처음 예상보다 결과는 훨씬 좋았다. 평소 4%대였던 시청률이 15%로 치솟았다. “휴식, 느림, 명상의 즐거움이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시청자들의 평가였다.

열띤 반응에 힘입어 2011년에는 규모를 좀 더 키워 피오르 해안을 따라 약 3000㎞를 항해하는 후르티그루텐 여객선을 주제로 잡았다. 생방송이 나간 134시간42분 동안 프로그램은 노르웨이 국민 축제가 됐다. 해안 근처 작은 마을에 사는 아이부터 여왕까지 카메라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북적댔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은 320만여명. 노르웨이 인구(510만명)의 절반 이상이 본 셈이다. 이후에도 슬로TV는 12시간 동안 장작 태우기, 9시간 동안 새 관찰하기 등 매번 새로운 주제를 선보이고 있다.

헬룸 PD는 “프로그램에 시청자의 자리를 남겨놓은 것이 인기를 얻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줄거리가 없는 풍경을 찬찬히 보여주면 사람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상상하며 방송을 즐기게 된다는 것이다. 시청자가 함께 만드는 ‘양방향 콘텐츠’라는 특징도 최대한 살렸다. 그는 “사람들은 각자 꿈꾸는 것을 방송에서 보고 싶어 한다”며 “극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일방적으로 다루는 방송 사이에서 슬로TV 방식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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